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예전의 아날로그를 그리워하고 지키려는 소위 ‘레트로’ 열풍과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복고풍의 영화나 드라마가 히트를 치고, 인터넷이 들어오기 전 시절의 그리워하기도 했다. 한 드라마에서 물을 사서 먹는 세상이 오고, 전화기를 한 대씩 들고 다니는 세상이 올 거라는 말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그러나 이는 먼 얘기가 아니었다. 너무도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 인터넷이 이렇게 우리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인천공항 챗봇 및 키오스크>
여러 병원에서 그런 인터넷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게 AI 세상이 열리고 있다. 공항에는 로봇이 길을 안내하고 있고, 이제는 백화점과 마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음식점에 가도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병원 마케팅에 어떻게 AI가 녹아들 수 있을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죄수의 딜레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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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쟁 시대에 병원들은 계속 생기고 있고,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다. 정직한 진료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잉진료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또한 MRI 등 비급여 비용에서 가격경쟁을 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는 개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합리적인 최고의 선택이지만 전체로 봤을 때는 최악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모두가 손해인 것을 알면서도 당장 나의 이득을 위해서 선택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현재 의료계에서 종종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환자들은 정보 홍수화 시대에 더 이상 의사의 말을 믿지 않고 검색된 정보를 토대로 반(半)의사가 되어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병원을 찾는다. 존경의 대상인 의사가 환자에게 신뢰감과 믿음을 주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수가 정책에 3분 진료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환자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도 환자가 못 들었다고 하면, 고스란히 병원의 잘못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몇몇 병원에서는 설명하는 장면을 CCTV로 찍어놓기도 하고, 종이에 기록해서 설명했다는 증거를 남기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감정노동 등으로 의료계를 떠나는 사람들 때문에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 속에서 병원은 직원들에게 마냥 설명을 강요할 수 없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챗봇과 키오스크 등의 AI가 의료계에도 도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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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료계의 AI도입이 마냥 ‘핑크빛’일 수만은 없다. 오히려 AI가 사람을 대처할 것이라는 높은 기대감과 직원들의 저항이 오히려 AI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단순히 기대효과만으로 도입을 했다가는 실망할 수 있다. AI는 이제 막 도입되고 있는 시작단계이다. 그렇기에 평가를 하기 보다는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환자가 원하는 정보는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질문과 대답을 입력해줘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병원에 자주 묻는 질문에 리스트가 정리되어야 하고, 환자의 맞춤정보를 위해서 EMR과도 연동을 해야 한다. 똑똑해지는 AI를 만드는 것은 병원이 한 명의 직원을 잘 키워야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훗날에는 10명의 몫을 해낼 수 있는 것이 AI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의료소비자는 병원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10개의 홈페이지를 비교한다고 한다. 이 홈페이지에 머무를지 말지는 7초 안에 결정 된다고 한다. 병원들이 홈페이지를 맞춤으로 만드는데 2000~ 3000만 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으며, 3~5년 주기로 개편을 하고 있다. 온라인 유입을 위해서 홈페이지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AI가 도입되면 굳이 환자들이 정보를 찾기 위해서 홈페이지를 메뉴를 클릭하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바로 AI에게 물어볼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홈페이지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결국 환자들이 원하는 답을 바로 해주는 병원과 대답이 준비되어있지 않은 병원으로 나뉠 것이고, 이것이 바로 병원선택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병원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난과 환자의 편리성을 해결하기 위한 AI 도입은 이제 시작단계이다. 지금부터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AI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환자의 관찰과 우리병원만의 맞춤 응대와 관리가 AI를 통해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김수정
호인(HOIN) 대표
와이즈케어 전략기획실장